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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상조 공 미영의 스페인여행

 


(인물편)



붉은 석양이 유난히 낮게 깔린 어느 날, 그라나다의 어느 무명 시인은 보압딜의 항복을 두고 목 놓아 울었다.


불운한 왕이여!
죽을 용기가 없어 그라나다를 떠나는 못난 왕이여!
남아 있는 인생이 무어 그리 대단할진대
그까짓 왕관 하나 벗어던지지 못하고
그라나다를 떠나 가느뇨.

 

 

 

 

 

 

가톨릭교가 이 땅을 휩쓴 지

 이미 오래지만 알함브라 궁전은 여느 아랍 궁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랍어로 ‘붉은빛’이라는 뜻의 알함브라는,

겉으로 보면 붉은빛이 도는 견고한 돌 조각을 쌓아 만든 밋밋하고 조악한 궁전에 지나지 않는다.


특별히 눈에 띄는 건축 양식이나 화려한 장식도 없으며, 큰 기대를 하고 온 관광객이라면 살짝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궁전 안으로 들어가면 실망은 순식간에 환희로 바뀐다.

이슬람 건축의 특징인 ‘투박한 껍질 속에 숨은 화려한 알맹이’가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지기 때문이다.


궁전 안으로 들어서면 아라야네스 정원이 가장 먼저 맞이한다.

 분수가 있는 전형적인 아랍식 실내 정원을 중심으로 천국에서의 휴식을 표현한 시원한 공간 구조,

아라베스크 무늬의 벽면 장식과 마치 보석을 박은 듯한 화려한 조각품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 준다



알함브라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이사벨 여왕은

 “내 생애보다 더 귀한 궁전에는 더 이상 손댈 게 없다.”며 그대로 보전하기로 결정했다.

그들은 이미 모스크를 헐어 버리고 그 자리에 성당을 지어 가톨릭의 상징적 승리를 충분히 새겨 두었다.

그러니 굳이 알함브라 궁전을 허물어야 할 이유가 없었다.

그 후 카를 5세가 르네상스풍으로

투우 경기장 같은 왕궁을 세운 것을 제외하면 알함브라는 원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카를 5세가 이 궁전을 싫어하거나 파괴하려 한 것은 아니다.

 그 또한 알함브라 예찬론자였다.

 “알함브라를 잃은 자여, 불쌍하도다.

알함브라를 버리는 삶을 택하느니 차라리 알함브라를 내 무덤으로 삼을 테다.”라고 말할 정도로

그는 알함브라 궁전에 강한 애착을 보였고, 보압딜의 결정을 안타까워했다.

 

 

 

 

 

 

 

 

 

 

 

 

 

 

 

 

 

 

 

 

 

 

 

 

 

 

 

 

 

 

 

 

 

 

 

 

 

 

 

 

 

 

 

 

 

 

 

 

 

 

 

 

 

 

 

 

 

 

 

 

 

 

 

 

 

 

 

 

 

 

 

 

 

 

 

 

 

 

 

 

 

 

 

 

 

 

 

 

 

 

 

 

 

 

 

 

 

 

 

 

 

 

 

 

 

 

 

 

 

 

 

 

 

 

 

 

 

 

 

 

 

 

 

 

 

 

 

 

 

 

 

 

 

 

 

 

 

 

 

 

 

 

 

 

 

 

 

 

 

 

 

 

 

 

 

 

 

 

 

 

 

 

 

 

 

 

 

 

 

 

 

 

 

 

 

 

 

 

 

 

 

 

 

 

 

 

 

 

 

 

 

알함브라궁전

2018-04-30

 

 

김상조와 공미영이 눈으로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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